그리즐리 베어를 듣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department of eagles의 앨범을 들었다. 또 그 전에는 회색곰 음반을 들었다. 뭔가 자랑할 생각으로 그들의 공연에서 가지고 온 setlist를 올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귀찮음과 망각, 자랑하고 싶으나 티는 내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department of eagles의 음악을 들으면서 회색곰을 떠올렸지만 회색곰의 yellow house를 들었을 때 department of eagles의 음악을 연상하는 것은 어려웠다. 또한 그리즐리 베어의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department of eagles의 음악을 떠올렸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성립하지 않았다. 윌리암스버그에서 그들의 신곡이라며 들려주는 음악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그들은 자신의 멜로디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구나. 그렇기 때문에 two weeks라든가 cheerleader 같은 곡들이 좋았다. 전혀 그들스럽진 않지만 결국은 그나물의 그나물인 그들의 음악으로 되돌아오는 거대한 정체성. 나는 two weeks의 노래를 따라 부르곤 했는데 왜 냐하면 그 노래의 가사가 단순하여 따라 부르기 좋았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에게 불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브루클린 윌리암스버그를 걸어다니고 있을 그들을 보며 포스트락이 끝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내가 말하는 포스트락은 스튜디오작업이 하나의 악기가 되어 트랙 위를 돌아다니고 있는 유령 같은 것이다. the sea and cake이 앨범을 내고 했던 “우리는 좀 더 단순해지고 싶었요.” 말이 그런 류의 포스트락의 사망선고라는 것을 안다. 아방가르드가 유행이 되는 순간 그 아방가르드의 목적은 이뤄지고 필연적으로 아방가르드는 죽을 수 밖에 없다. 나는 그리즐리 베어가 인기밴드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계층을 대변하는 지도 알고 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우리는 좀 더 복잡해지고 싶어요. 그리고 남들과 다르고 싶어요.” 비를 맞으며 그들의 음악을 들었다. 벌걸음이 씩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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